.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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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없이 참가비까지 내면서 새만금걷기대회 66킬로에 도전했던 때…
걸으면서 들으려고 좋아하는 음악과 시를 핸드폰에 담으면서 음성파일을 구할수없어 내 육성으로 녹음했던 시ㅎ…
Wanderer의 삶. 서하객을 위시한 많은 방랑자들...
떠남, 여행
Travel은 travail과 어원이 같다지???
예로부터 여행은 고생이었다… 탐험가,순례자,유목민,침략,난민…
모비딕에 언급된, 그리고 세이건에 의해 인용된.. 내가 좋아하는 영어문구…
"As for me, I am tormented with an everlasting itch for things remote.
I love to sail forbidden seas, and land on barbarous coasts."
이곳이 아닌 저곳에 대한 끝없는 갈망… 그곳이 누군가에 의해 접근이 금지되었던지, 혹은 경험해보지 못한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지 그따위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닌…
나는 진정으로 경계에 머물며 언제라도 저 곳과, 저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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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딘가로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은 언제나 환영해 마지않는다…….. 보들레르
가끔 책에 인용되는 보들레르의 문구.. J가 좋아했던 알랭드보통의 책에서도… 밑줄 쫙…
(노래와 마찬가지로 문구도 시간을 되새기게 한다. ; 이제와서 그런 회상은... 찰나에 가둔다.)
It always seems to me that I should feel well in the place where I am not.
...
It always seems to me that I will be better off there where I am not,
and this question of moving about is one that I discuss endlessly with my soul.
...
Finally, my soul explodes, and wisely she shrieks at me:
"It doesn't matter where! It doesn't matter where! As long as it's out of this world!"
이 도시의 우울함과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계가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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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시 하나 포스팅 한다는것이 현실부정까지... 역시 나는 공책이나 오프라인원노트가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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